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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 리뷰 – 신념을 지킨 한 남자의 이야기

by nunu7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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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포스터

 

"국가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이 한 마디가 머릿속에 맴돈다. 영화 변호인은 단순한 법정 드라마가 아니다.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운 한 변호사의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정의란 무엇인가?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개봉 당시(2013년), 이 영화는 1,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을 울리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이라는 인물은 실존 인물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니다. 한 인간이 변해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신념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1. 줄거리 – 현실에 순응하던 변호사가 부당한 권력에 맞서다

부산에서 가난한 고학생으로 자란 송우석(송강호 분). 그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변호사가 된 인물이다. 세상은 냉정하고, 돈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돈이 되는 부동산 등기 업무를 전문으로 하며 성공가도를 달린다.

그가 가진 신념은 단순하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단골로 다니던 국밥집 아주머니(김영애 분)의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체포된다. 죄목은 국가보안법 위반. 쉽게 말해 간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끌려간 것이었다.

처음엔 ‘괜히 위험한 일에 엮이지 말자’며 거리를 두려 했던 송우석. 하지만 점점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고, 부당한 권력의 행태에 분노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다.

 

"내가 이 사건을 맡겠습니다."

그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변호사가 아니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변호사가 된다.

2. 송강호의 연기 – 진짜 '사람'을 연기하다

송강호는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정말 '송강호 그 자체'였다.

특히 후반부 법정 장면. 그의 눈빛, 떨리는 목소리,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표정은 관객들의 심장을 쥐어짜듯 몰입하게 만든다.

 

법정에서 검사와 맞서며 외치는 장면은 지금 봐도 소름이 돋는다. "국가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저 대사를 읊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 말을 믿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관객들도 함께 울고, 분노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 영화는 송강호의 연기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송우석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3.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들

이 영화에는 기억에 남는 대사가 많다. 몇 가지만 꼽아보자.

① "법이 뭡니까?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도 억울하면 호소할 수 있는 게 법 아닙니까?"
→ 이 말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위한 것인가?

 

②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 초반에는 유머 같은 대사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묘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③ "국가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 이 한 마디는 이 영화가 왜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해준다. 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4. 실제 사건과의 연관성 – ‘부림 사건’을 아시나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부림 사건’은 1981년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이다. 당시 부산에서 대학생들이 독서 모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몰려 체포되었고,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그리고 이들을 변호하기 위해 나섰던 변호사가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고, 결국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물론 영화 변호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가졌던 신념과 용기를 담아냈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한 장면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5. 결론 – 이 영화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

이 영화가 2013년에 나왔지만, 2025년인 지금 다시 봐도 변한 게 많지 않다. 여전히 힘없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겪고, 법이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끝나고 나면 묘한 감정이 든다.

 

"나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 영화는 단순히 '좋은 영화'가 아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송우석이 법정을 나서는 모습은 한 시대가 끝났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처럼 보이기도 한다.

 

변호인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한 줄 평: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영화는 끝났지만, 질문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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