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어떤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로 소비되지만, 어떤 영화는 보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는다. 1987이 바로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마지막 장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모습을 보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나는 극장에 앉아 있었지만, 마치 1987년 그 해 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다. 그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마치 그때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오늘 이 글을 통해 1987의 감동과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려 한다.
1. 영화 1987의 이야기 – 각자의 자리에서 싸웠던 사람들
🏛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영화는 1987년 1월, 서울대 학생 박종철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려는 검사(하정우),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이희준), 그리고 고문 사실을 폭로하는 교도관(유해진) 등의 노력이 모이며 역사는 점점 변화의 길로 나아간다.
특히, 영화의 전개 방식이 흥미롭다. 단순한 회고 형식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람을 움직이고, 그렇게 퍼져 나가 결국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 사람의 용기가 또 다른 사람의 용기로 이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 배우들의 연기 –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의 열연
🔥 김윤석 – "악역이 이렇게 무서울 수 있나?"
김윤석이 연기한 경찰청 대공수사처 박처장은 영화 속에서 가장 무서운 인물이다. 그가 하는 말과 행동에는 어떠한 감정도 섞여 있지 않다. 오직 권력을 유지하려는 냉혹한 태도뿐이다. 특히 그가 부하들에게 지시하는 장면에서는 섬뜩할 정도로 현실적인 공포가 느껴진다.
⚖️ 하정우 – "진실을 지키려는 검사"
하정우가 연기한 최검사는 실제로 박종철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실존 인물 최환 검사를 모델로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그는 부검을 통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권력에 맞서고, 끝까지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
👨👧 유해진 – "소시민의 작은 용기"
유해진이 연기한 교도관 한병용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도,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던 평범한 가장일 뿐이다. 하지만 작은 행동 하나로 그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
🎓 김태리 – "시대의 아픔을 마주한 청춘"
김태리는 연희라는 캐릭터를 통해 평범한 대학생이 어떻게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그저 흘려듣던 사회의 문제들이, 점점 자신의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담겼다.
3. 영화가 던지는 질문 –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1987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를 잘 지키고 있는가?"
🔹 "지금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 "작은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부당한 일들은 많다. 누군가는 여전히 침묵하고, 또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려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적어도 나는 부당함에 침묵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 마무리하며 – 1987, 꼭 봐야 할 영화
1987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기록이며, 기억이며, 질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고,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미 봤다면, 한 번 더 보면서 그때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길 바란다.
"그날의 뜨거운 함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